[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형사사법제도 개편을 둘러싼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분리하는 방안은 권한 집중을 완화하고 수사와 공소를 분리한다는 점에서 충분한 정책적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제도의 성공 여부는 조직을 어떻게 나누느냐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실효적인 보완수사 장치를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경찰의 1차 수사에 대한 견제 장치가 사실상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장윤기 사건에서 그 위험이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새로운 제도에서는 경찰이 수사를 전담하고 공소청은 기소 여부만 판단하게 된다. 문제는 경찰 수사가 미흡하거나 핵심 증거가 누락되었을 때 발생한다. 공소청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더라도 경찰이 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거나 사실상 거부한다면, 공소청은 불완전한 기록만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이는 억울한 불기소, 부실기소, 나아가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까지 침해할 수 있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제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수사와 공소를 분리한 국가들도 이러한 문제를 방치하지 않는다.
미국은 경찰이 범죄수사를 담당하고 검사가 공소를 담당하는 대표적인 분리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검사가 공소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는 제한적인 보완조사를 허용한다. 대표적인 것이 동일 범죄의 구성요건을 완성하기 위한 사실 확인(fill in the blank)과 경찰 수사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 조사(confirm the police story)이다. 이러한 업무는 일반적인 경찰 형사(Detective)와 구별되는 검찰 내 별도의 Investigation Officer(조사관)인 공소 보조 전문조사관으로, 경찰을 대신하여 전면적인 범죄수사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공소의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한적 조사 기능을 담당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미국이 검사에게 광범위한 직접수사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소의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사 기능만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수사권과 공소권의 분리를 유지하면서도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형사사법의 목적을 포기하지 않는 절충적 모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취지를 반영하여 다음과 같은 제도적 구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찰의 1차 수사 → 공소청의 보완수사요구 → 경찰의 거부 또는 미이행 → 중대범죄수사청의 직접 보완수사 → 공소청의 기소 여부 결정"
이 구조는 공소청에 직접수사권을 부여하지 않는다. 대신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를 이행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독립된 중대범죄수사청이 제한적으로 개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모델은 세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보완수사요구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 현행 논의에서 가장 큰 문제는 경찰이 보완수사를 충실히 수행하지 않더라도 이를 강제할 실효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중대범죄수사청의 제한적 개입은 이러한 공백을 메울 수 있다.
둘째, 수사와 공소의 분리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다. 공소청은 어디까지나 공소 제기와 유지에 집중하고, 직접 수사는 독립된 수사기관이 담당하게 된다. 이는 권한 분산이라는 제도개혁의 기본 취지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셋째, 국민의 권리구제를 강화한다. 형사사법제도의 목적은 기관 간 권한 배분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있다. 경찰 수사가 미흡하거나 편향되더라도 독립적인 보완수사 절차가 존재한다면 억울한 피해를 예방하고 실체적 진실에 보다 가까운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물론 중대범죄수사청이 모든 사건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법률은 개입 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소청의 보완수사요구에도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공소유지에 필수적인 핵심 증거가 누락된 경우 △또는 공소청장이 특별히 중대범죄수사청에 사건 이첩을 요청한 경우 등에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중대범죄수사청에는 △압수·수색 집행 △피의자 및 참고인 조사 △디지털 포렌식 △금융거래 추적 △통신자료 확보 △경찰 수사기록의 열람과 인계 요구 등 실질적인 보완수사를 수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한이 함께 부여되어야 한다. 이러한 권한이 없다면 보완수사 제도는 이름만 존재하는 형식적인 장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형사사법제도 개혁의 목적은 특정 기관의 권한을 축소하거나 확대하는 데 있지 않다.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이 보다 공정한 절차를 통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고, 적법한 공소제기가 이루어질 수 공정한 형사사법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다.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의 분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찰의 1차 수사를 존중하면서도 부실수사와 오수사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실효적인 보완수사 안전장치를 반드시 함께 설계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권력기관 개혁과 국민의 권리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길이며, 새로운 형사사법제도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마지막 퍼즐이다.
이영기 미국 변호사(위더피플 법률사무소) [사진=위더피플 법률사무소]
◇이영기 미국 변호사(애리조나주)
-위더피플 법률사무소 미국 변호사
-Law Offices of Hale & Rhee, Partner
-미국 애리조나 주 샌타크루즈 고등법원·시법원 형사 관선변호사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오피니언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형사사법제도 개편을 둘러싼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분리하는 방안은 권한 집중을 완화하고 수사와 공소를 분리한다는 점에서 충분한 정책적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제도의 성공 여부는 조직을 어떻게 나누느냐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실효적인 보완수사 장치를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
[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로 이름을 알린 안성재 셰프가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모수'를 사칭한 티켓 사기에 주의를 당부했다.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1986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라는 곡으로 대상을 수상한 가수 유열 씨. 그는 2년 전 공개된 모습에서 그는 야윈 모습에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고, 그가 큰 병을 앓고 있다는 소문도 퍼졌다. 그러나 불과 2년 뒤, 건강한 모습으로 무대에 선 그를 만났다.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식초와 레몬, 잘 익은 김치가 혈당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전문가의 설명이 나왔다.
[아이뉴스24 김정수 기자] 경기도 수원특례시가 지방세‧세외수입 체납액을 추적해 징수하는 ‘수원 365 체납정리단’을 구성하고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오는 13일 첫차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서울시가 파업에 대비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수송대책 가동에 돌입한다.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지오영이 올해도 국가 희귀필수의약품 공급을 담당한다.
[아이뉴스24 김상진 기자] 전남 강진군과 강진문화원이 추진한 ‘폼생폼사(폼生폼士) 강진향교’가 2023년에 이어 2025년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 우수사업으로 다시 한번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고 12일 밝혔다.
Advertisement
더 많은 뉴스 주요 소식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는 자사 프리미엄 서비스 '카페24 PRO' 도입 후 입점사의 성과를 추적한 코호트 분석 결과 서비스 도입 기간에 비례해 매출이 성장했다고 12일 밝혔다.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서울 관악구 한 피자가게에서 흉기를 휘둘러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동원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이번 주말에는 전국에 눈이 많이 내리면서 곳곳에 대설특보가 내려질 예정이다. 황사가 토요일 유입되면서 주말에 내릴 눈에는 황사까지 섞일 전망이다. 미세먼지도 짙게 나타날 수 있다.
Advertisement
거대언어모델(LLM)과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진화는 기기 간 연결과 서비스 구조 전반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가상현실(VR) 속 물체의 단단함과 크기를 실제처럼 느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연구팀이 반지처럼 착용하는 초경량 촉각 장치를 개발했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암세포는 면역세포를 피해 숨어다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이 암세포가 스스로 ‘여기 있다’는 위험 신호를 보내 면역세포의 공격을 유도하고 동시에 유전자 치료제까지 전달하는 새로운 항암 플랫폼을 개발했다. 면역항암과 유전자 치료를 하나의 나노입자로 구현한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기대된다.
